구름은 누가 다 가져가써
속은 거친 풍랑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이 닥치는데 어쩐지 말랑말랑한 작품이 나왔다. 엄마 배 속에서 나와도 아이는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는 것처럼. 내가 썼지만 내 내면과는 다른 빛이다. 아니, 어쩌면 내 안에 이렇게 몽글몽글 반짝거리는 모습이 있을지도.
남편에게 최종 검수를 부탁했다. 그가 첫 번째 독자가 되었다. 다행히 그는 이 모든 에피소드를 함께 경험하거나 주인공에 관련된 경험이 많기에 재밌고 귀여운 책이라 평하며 읽는 내내 히죽거렸다.
우리의 이야기를 처음 읽는 다른 독자도 그렇게 느낄 수 있을까?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일부분 공감할 수 있을까?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그 장면을 상상하며 풋- 하는 웃음이 새어나올 수 있을까?
아이의 신기한 성장을 박제하고 싶은 지극히 개인적 욕심에 써 내려간 글이다. 완성하고 나니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건드림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그 설렘을 접어 유리병에 넣고 스리 슬쩍 물에 띄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