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도미
이 소설집은 MZ세대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슬프고도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연인들의 사랑은 매우 고전적이고 시대에 뒤처진 ‘꼰대’의 사랑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연인들이 만났을 때, 둘은 아직 이성과의 육체적 경험이 없는 순결한 엑스트라 버진이었습니다. 여주인공 오도미는 사랑에 대해 아주 높은 이상적 기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순수하고 순애보적 사랑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남주인공 최민준의 사랑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버지께 복수하기 위해 도미의 사랑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도미의 엄마가 아버지의 여자였기 때문입니다. 민준은 용의주도하게 설계한 그물망에 도미를 밀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도미의 순수한 사랑에 민준은 전염되어 외려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이렇게 시작된 사랑은 거의 모든 세계적 사랑이 그렇듯이 비극을 맞습니다. 도미는 민준과의 사랑에서 낳은 아기 ‘오도미’를 그에게 맡기고 부처님 제자가 되어 수행의 길을 떠납니다. 그때부터 민준은 도미가 낳아준 오도미를 데리고 사랑의 순례를 시작합니다. 하늘이 무심치 않아 어느 날 그들은 산사에서 재회합니다. 도미는 무영 스님이 되어 있었습니다. 재회한 그들은 뜨거운 사랑을 마음속 깊숙이 묻어 둔 채, 한마디 말도 나누지 않습니다. 마음속으로 오로지 서로의 행복과 안녕을 무언으로 축복하고 헤어집니다. 민준은 이때 비로소 도미의 큰 사랑을 깨닫습니다. 민준이 도미를 통해 깨달은 사랑은 어떤 보상도 필요치 않으며, 어떤 이유도 없는, 어떤 수단도 될 수 없는, 사랑 자체로 온전히 존재해야만 되는 것입니다. 그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해 존재하는 둘이 될 수 없는 하나였습니다. 비로소 민준은 오도미가 소망했던 사랑의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으로 소설은 대단원의 막이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