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그리다
무한히 뻗어나가는 햇빛 같은 사랑이 활자로 내려앉으면 동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어릴 적 세상은 저마다 다른 빛의 이야기로 가득했으니까요.
혼자 걷는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용감하게 다가가던 하늘빛 아침. 교실 창틀 위 주황빛 단풍 하나에 미소짓던 흰빛 점심. 손을 비벼 누군가의 차가운 손을 감싸주던 황금빛 오후. 가로등 아래에서 홀로 쓸쓸함을 삼키며 집으로 걸어가던 보랏빛 저녁.
인생에 흩뿌려진 기쁨과 슬픔을 온몸으로 맞이하며, 세상 속에 한 존재를 채워가던 나날들.
그 모든 이야기와 함께 우리 작가들을 다시금 찾아온 당신, 어린이를 불러봅니다. 우리는 그대가 세상을 향해 쏟아낸 빛들을, 동화라는 이름 아래 조심스럽게 담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 숨쉬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힘주어 말하겠습니다. 그대가 때때로 그림자 아래 웅크린다 해도, 우리가 그대를 반드시 지킬 것이니, 품고 있는 그 눈부심을 잃지 말라고. 이젠 우리가 그대의 가슴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겠다고.
지금 우리는 그대가 비춰준 여러 갈래의 세상으로 들어서는 길목 위에 있습니다. 가장 귀하고 사랑스러운 당신을, 여기 초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