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서양인의 서울여행기
저본: 『Empires and Emperors of Russia, China, Korea, and Japan: Notes and Recollections(1906)』[Seoul, The capital of Korea(1906)]
이 책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주로 1902년에서 1903년 사이) 동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며 관찰한 사회, 정치, 문화적 특성을 기록한 책이다. 러시아-일본 전쟁 직전의 긴장된 국제 역학 관계와 각국의 근대화 양상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저자는 로마 가톨릭교회 활동을 연구하고 방문한 국가들의 사람, 통치자, 제도에 대해 객관적으로 논평하고자 했으며, 인간적인 관찰을 통해 각 나라의 ‘영혼’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특히 「9장. SEOUL, THE CAPITAL OF KOREA (서울, 한국의 수도)」에서 저자는 당시 서울의 모습과 한국 사회의 복합적인 상황에 대한 깊은 인상을 기록하고 있다.
? 첫인상과 분위기: 저자는 해 질 녘에 서울에 도착하여 달빛 아래의 도시를 ‘세상에서 가장 황량한 황궁 거주지’, ‘비참하고 버림받은 곳’으로 묘사한다. 좁고 진흙투성이인 길과 원시적인 움집 같은 집들을 보며, 이 도시를 마치 ‘선녀의 도시’ 또는 ‘꿈의 도시’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꼈다고 표현하였다. 그는 서울을 ‘색깔과 소리가 없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인 “하얀 도시”라고 언급하며, 주민들 모두가 흰색 면직물을 입고 조용히 오가는 모습에서 “죽음과 같은 고요함”과 “거대한 묘지”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