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분은 파랑
제4회 다새쓰 방정환 문학 공모전 대상 작가가 건네는 다정한 위로“상처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영원히 치유되지 않는 상처도 없어!”프리드리히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해줄 뿐이다”라고 말했지만, 고통스러운 당시에 이렇게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왜 나에게만 이렇게 힘든 일이 닥치는 걸까?’라며 절망하기 십상이다. 『오늘의 기분은 파랑』의 주인공 강희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의료 사고로 엄마를 잃은 강희는 ‘왜 우리 엄마에게만 그런 일이 생긴 걸까?’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아빠가 같은 반 친구 우람이 엄마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못마땅해한다. 하늘에서 보고 있을 엄마가 싫어할 것만 같아서다. 이에 자신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우람이와 주먹질하며 다투기까지 한다. 과연 강희와 우람이의 우정은 어떻게 될까? 사실 우람이는 강희 엄마와 마찬가지로 의료 사고의 피해자다. 초등 저학년 때 미끄럼틀에서 떨어졌을 때, 잘못된 진단을 받은 탓에 또래보다 키가 아주 많이 작다. 동갑내기인 강희 시야에서 정수리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다. 하지만 우람이는 의료 사고라는 급작스러운 불행에 매몰되는 대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자기 책상 위 액자 속에 들어 있는 알렉산드로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의 시구처럼 말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 우울한 날을 참고 견디면 / 기쁜 날은 반드시 올 터이니’.사실 우리 삶을 위협하는 불행은 다종다양하다. 예를 들어, 강희와 우람이의 같은 반 친구인 쌍둥이 형제 재민이와 태주의 엄마 아빠는 화해하러 간 제주도 여행에서도 대판 싸울 정도로 사이가 나쁘다. 쌍둥이는 부모가 싸울 때마다 서로를 의지해 견뎌 왔는데, 이혼 이야기가 나오자 자신들이 헤어지게 될까 봐 불안해한다. 이 같은 가정 내 위기는 생각보다 쉽게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불행이다. 문제는 아직 삶의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은 종종 이 같은 불행에 압도되어 버리기도 한다는 점이다.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면 ‘기쁜 날은 반드시 올 터’인데 말이다. 이에 박규연 작가는 독자들에게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는 믿음”을 가지라고 격려한다.세상에 영원히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없다. 때로는 상처가 내면의 성장에 양분이 되기도 한다. 만약 지금 길고 캄캄한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기분이라면, 강희와 함께 우람이의 손을 잡아 보자. 손을 꼭 잡고 천천히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뻥 뚫린 새 세상이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