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월 〈현대시학〉에 시 「대평마을의 겨울」 외 10편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한 박소향 시인의 신작 시집. 시인의 언어는 서정의 따스한 손길로 상처난 삶과 시간, 세계의 환부를 치료하고, 그리움과 따스한 몽상을 통해서 혹은 세상의 작은 의미적 기호를 시말로 예인하면서 상처의 자리를 덮고있다. 산과 물, 꽃과 풀, 나무와 새 그리고 가슴에 깊은 골짜기에서 물소리를 내고 있는 값진 기억들을 수놓고 있는 섬세하고도 부드러운 시의 사유를 맛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시인의 말

1부
월문천에서
연수천
지상의 꽃들에게
징검다리
강
지게
섬
풀에게 1
덕소 세탁방
밥 한 그릇
하얀 글씨
강은 기억하리라

2부
눈길
몸살
얼굴
내 안의 마을
갈대
불면
해당화
다듬이 소리
텃밭
산이 하는 말
꽃이 지는 까닭
당산나무 아래
남해 물건리 마을
다랭이 마을

3부
초승달
겨울 팔당역
지나온 것들은 향기가 있다
가지치기
여름의 끝
겨울 입구
유년의 뜰
장대비 속에서
새
지금은 연습 중
가을마당

4부
신기루를 찾아서
들꽃
움집
탱자나무 울타리
텃밭 가꾸기
풀벌레 소리
상처
남쪽 창
검단산 보며
풀에게 2
용문 장날
목포 앞바다

5부
첫눈
꽃들은 아직도 춥다
솔밭 사이로
찔레
꽃길
소쩍새 운다
허수아비
길 떠난 이의 새벽
서리걷이
근황
눈 내리는 저녁
눈꽃

해설_김석준(문학평론가)